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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연극사

해롤드 핀터, 위협희극

by #조디찬 2023. 8. 3.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 1930 ~ 2008)는 영어권에서 선두적인 부조리 극작가이다. 그는 자신의 희곡에 어떤 일이 왜 벌어지는지 또는 등장인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왜냐하면 그 인물이 극 중 세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인 것이다. 

 

해롤드 핀터

 그는 런던의 이스트엔드에 위치한 학교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었지만, 최초 직업의 선택은 연기였다. 그는 한동안 영국의 최고의 연극교육기관인 로열 연극 아카데미에 다녔으며, 연설과 연극 전문 중앙 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데이비드 바론이라는 가명으로 직업적으로 연기를 했다.

 극작가로서 핀터의 데뷔는 우연한 것이었다. 그는 브리스톨 대학 연극과에 있는 친구에게 희곡에 대한 구상을 언급한 적이 있다. 친구는 핀터의 희곡 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학교에서 그 극을 공연하려면 일주일 안에 대본이 필요하다고 편지했다. 핀터는 "싫다"라고 답신했으나 어쨌든 그 희곡을 4일 만에 완성했다. 그 희곡의 제목은 '방'이며, 1957년 5월에 공연되었다. 

 핀터의 창작성과 여러 매체를 위한 각색능엵은 영국의 연극계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2002년 핀터는 문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의 여왕으로부터 명예 훈작사의 작위를 받았다. 그 후 그는 건강의 악화로 고생하였으며, 2005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선정 위원회는 "핀터는 그의 작품을 통해 쓸데없는 소리로 가득 찬 일상의 위기를 파헤쳤으며, 압제자의 닫힌 방에 입구를 만들어 준 장본인"이라고 언급했다. 

 

헤롤드 핀터 작품의 특징

배경이나 동기에 관한 설명의 결핍, 겉보기에는 안전했던 환경을 전복시키는 외부 위협의 등장, 그리고 현대인들의 말 속에 나타나는 대화의 중단과 얼버무리기와 모순 등을 포착한 대사 등으로 요약된다. 

 

정리

  • 배경이나 동기에 관한 설명이 없다. 
  • 안전해 보였던 환경을 전복시키는 외부적 위협이 등장한다.
  • 현대인들의 말 속에 얼버무리와 모순 등을 포착하는 대사를 사용한다. 

위협희극 

 위협희극(comedy of menace)이라는 개념은 때로 '생일파티', '가벼운 통증', '귀향'과 같은 희곡들에 적용되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은 섬뜩한 동시에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용어는 핀터의 후기극인 '지난 세월'과 같이 불편한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실패한 인간관계들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고 위협적인 힘들이 명시되어 있는 극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는 후기작인 '배신'에서 이간 관계를 추적하기 위해서 시간을 뒤에서 앞으로 뒤바꾸어놓는 형식을 실험한다. 한 동안 핀터는 '일종의 알래스카', '윈포더로드'와 '산상언어'와 같은 몇 개의 짧은 희곡을 제외하고는 작품을 많이 쓰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장막 희곡인 '달빛'에서 크나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