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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연극사

이탈리아의 극장 건축과 프로시니엄 무대

by #조디찬 2023. 7. 10.

극장건물 

학자 출신의 극작가들이 고전을 모델로 작품을 집필하고, 배우들이 코메디아를 발전시키는 동안,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건축가들은 극장의 구조와 디자인 방면에서 혁신을 이루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쓰인 드라마 대다수가 아카데미에서 무대화되었기 때문에 극장 건축의 변화는 주로 이러한 기관들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그중에서도 세 개의 극장들이 변화를 수용하여 새로 지어진 건물로 거론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세 극장 모두 아직까지 건재하다.

 

테아트로 올림피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극장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비첸자에 소재한 테아트로 올림피코(Teatro olimpico)로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그 도시의 올림픽 아카데미를 위해 디자인한 극장이다. 팔라디오가 완고를 보지 못하고 타계하자, 비첸조 스카모지가 이 건물을 1584년에 완공하게 된다. 1585년 올림피코 극장 준공을 기념하여 처음으로 고연 된 작품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 극장의 특징

1. 3,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잇는 객석에는 스케나까지 이어지는 둥그렇게 굽은 벤치가 있다.

2. 반원형의 오케스트라 공간이 있다.

3. 스케나 전면에는 넓이가 21m 정도이고, 깊이가 5.4m 정도인 들어 오려진 무대가 있었다.

4. 로마극장의 스케나프론을 본따 만든 무대 구조물의 정면의 장식은 한 길을 나타내도록 디자인되었다.

5. 무대 구조물의 앞면에는 다섯 개의 문이 있었는데, 그중 세 개는 정면에 그리고 두 개는 양 측면에 위치했다.

6. 깊이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각 문의 골목에는 주택이나 상점 등 삼차원으로 된 건물들이 있었다. 

 

사비오네타

이탈리아 사비오네타에 있는 250석 규모의 소극장은 극장 건축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스카모치가 디자인한 이 극장은 반원혀의 객석으로 구성된 단일 건축물이고 열린 무대에는 '앵글드 윙'이 무대 장치로 사용되었다. 이 극장은 후에 프로시니엄 극장으로 발전해 가는 분명한 족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시니엄 무대
프로시니엄 무대

테아트로 파르네세와 프로시니엄 무대

 알레오티는 파르마에 소재한 테아트로 파르네세(Teatro Farnese)라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극장을 지은 사람이다. 1618년에 완공된 파르네세 극장은 경사진 말발굽형 객석으로 3,500명의 인원을 수용하는 규모이며, 반원형의 오케스트라까지 갖춘 전형적인 궁정과 아카데미용 극장이다. 

 

테아트로 파르네세의 혁신적인 점

1. 프로시니엄 아치(proscenium-arch)를 가지고 있다는 것 

2. 프로시니엄을 활용하여 각종 무대 장치 변환용 기계장치들과 특수효과를 위한 장치들을 관객의 시선으로부터 숨길 수 있었다. 

3. 연극의 환각성 증진의 위대한 발전 

 

프로시니엄 무대는 사진틀 무대(picture-frame), 엿보기 구멍(fourh wall), 또는 전통무대(conventional stage)등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관객석

 무대 배치의 발전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앉는 객석도 변화를 겪게 된다. 관객석에 있어서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룩한 혁신은 1641년 베니스에 완공된 4개의 공설 오페라 하우스들의 디자인에서 비롯된다. 이들 극장들은 프로시니엄 아치형 극장으로 상업적인 목적을 우선으로 하여 아카데미 극장들보다 가급적 유료 관객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따라서 오페라 하우스들은 이미 영국,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에서 활용되던 객석구조를 답습하여 '피트석, 박스석, 그리고 갤러리석'등을 두루 갖추게 된다. 이와 같이 '피트석, 박스석, 그리고 갤러리석'등을 두루 갖춘 객석의 구조와 프로시니엄 아치형의 무대가 조화를 이루어 베니스의 오페라 하우스들은 혁신적인 새로운 공간으로 인정받게 된다. 

 관객들이 서서 구경하는 피트석은 열린 공간으로 건물의 측면과 뒷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벽면은 계단식 관람석으로 맨 앞줄은 제일 비싼 입장료를 내야 했고,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박스석은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는 대체로 상류층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위 층에 있는 계단식 관람석은 갤러리석이라고 불렀는데, 여기에는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고 벤치형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관람객들이 떠들고, 음식도 먹어가며,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는 피트석과 위층의 갤러리석은 가장 싼 입장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피트석, 박스석, 갤러리석을 갖춘 프로시니엄 아치형 극장은 향후 300년 이상 서양 연극의 표준 극장의 모델이 된다. 

 

현재 대한민국의 극장 중 소극장을 제외한 나머지 중, 대극장도 대부분이 프로시니엄 무대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극장과 토월극장, 국립극장의 해오름극장, 달오름극장, 명동예술회관 등 명성이 높은 극장들이 프로시니엄 무대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적으로 프로시니엄 극장이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현대의 예술가들은 극적 환영과 별개로 관객을 극의 하나의 요소로 만든 거나 무대 안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이처럼 극장의 형태는 작품과, 연출 의도에 따라 득이 될 수도, 혹은 실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시니엄 무대가 극장의 하나의 표본이 된 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극적 환영을 느끼게 할 수 있고, 많은 작품에 용이하게 활용될 수 있음이 아닌가 생각된다.